숲뱃-그와'그' 3

2015. 10. 14. 00:10 from

'트랩트 인 타임'과 '저스티스 리그 워' 를 섞은 망상 숲뱃물.

나도모르게 세계관 붕.괴!

장편은 싫은데 내용이 빨리 끝날 기미가 안보이네?아하하

----------------------------------------------------------------------




리그회의가 있은 뒤,

배트맨은 언제 시간을 되돌리려 했냐는 듯 현재의 시간에 최선을 다했고 리그의 두뇌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다만 조금 달라진게 있다면 이전까지 슈퍼맨을 바라보던 눈이나 말투, 작게 내비치던 감정들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배트맨은 슈퍼맨을 리그의 동료로서 철저히 대했고, 슈퍼맨 역시 그의 변화를 즐겁게 받아들였었다.

처음에는 말이다.



"허전한걸까.......? 아니, 아니지. 그럴리 없어. 허전하다는건 전혀 맞지 않지"

"배고파요? 클락"

턱을괴고 중얼거리던 클락이 갑작스런 지미의 등장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응? 뭐라고 지미?"

흘러내려간 안경을 추켜올리는 클락을 재미있다는듯 보던 지미가 출입구를 가르켰다.

"밥먹으러 갈래요? 허전하다면서요"

"응? 아니, 난 어...음"


결국 등을 떠밀려 데일리플래닛 앞의 카페에서 가벼운 식사를 하게 된 클락이 샌드위치를 입에 물었다.

배트맨이 자신을 과거와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고 리그일에 충실해 준다는것은 매우 만족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연결해주던 무언가가 끊어져버린듯 찜찜하고 허전했다.

"아니, 아니지. 허전하다는건 전혀 말이 맞지 않다니까"

"뭐예요 클락. 아직 배고파요?"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지미가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건...."

"대단하네요. 제 여자친구도 먹으면서 쉴새없이 배고프다고 한다니까요? 도대체 어디로 그 많은게 다 들어가는지..."

감자스틱을 입에 넣던 지미가 손에 샌드위치를 든채 물끄러미 바리보고 있는 클락을 눈치채고 머쓱하게 웃음지었다.

"하하, 클락에게 한 말은 아니었어요"

"지미"

진지하게 입을 떼오는 클락의 모습에 짐짓 겁을 먹은 지미가 두손을 들었다.

"아뇨, 제 여자친구 얘기였.."

"뭔가 텅 빈것같고 아쉬운것....같은건 왜그러는 걸까"

".....더 시켜드릴까요"

웨이터를 부르려는 지미의 손을 잡아 내린 클락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 신경쓰고, 틈만나면 지켜봐와서 날 짜증나게 만들던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관심을 끊고 필요한 말만 걸어오는거야. 난 그게 정말 좋단말이지? 근데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단말이야"

"아 그게 허전하다는 거였어요?"

지미의 말에 클락이 입을 삐죽였다.

"허전하게 아니라구"

"싫든 좋든 나에게 주던 관심이 사라져서 허전한거잖아요. 클락도 그 관심이 그렇게까지 싫진 않았나보네요. 뭐, 여자친구 얘기예요? 싸운거예요?"

지미의 말에 무심코 클락의 미간이 구겨졌다.

"여자친구 얘기 아니야"

"그래요? 난 또, 저번에 말한 여자친구 얘기인줄 알고"

아메리카노가 바닥을 들어낼때까지 빨대로 빨아대던 지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클락은 좋겠어요. 미모의 여자친구도 있고. 도대체 어떻게 만난거래요? 이해할 수가 없...아니, 부럽다구요"

클락의 시선에 지미가 입을 다물며 괜히 얼음을 찔러댔다.

다이애나는 확실히 미인이지.

그건 스스로도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녀는 내게 필요한만큼의 관심과 사랑을 준다. 그것이 늘 고맙고 행복하다. 그런데 그 남자가 뭐라고, 그 관심이 뭐라고 이렇게 거슬리는걸까. 이전에 그 남자가 거슬렸던건 뒤에서 뭔가 비밀스러운 일을 하고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도 그렇다는건 그 남자에게 아직 뭔가 남아있다는것일까.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에 문득 정신을 차린 클락이 머리를 살짝 저었다.

아니,틀리다. 이건 잘못된 비교다. 애인과 동료를 동등하게 세워놓고 비교를 하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게 틀림없다.

"어, 브루스웨인 스캔들 기사 또 났네요?"

지미의 말에 머리를 짚던 클락이 눈을 들었다.

어느새 가져왔는지 지미가 신문을 펼쳐들고있는게 보였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요근래 자주터지네요. 뭐 브루스웨인의 바람둥이 기질이 어디 갈리가 없긴하지만서도 근래에 너무 잦으니까 조금 이상하단 생각이 드네요. 하아, 그나저나 나도 이정도만 생겨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울상을짓는 지미에게서 신문을 빌려 문제의 기사를 보자, 브루스웨인이 어느 여인과 입맞추고있는 사진이 보였다.

이번엔 또 어떤여자일까.

-고담의 황태자. 드디어 결혼하는가?-

"클락, 왜 그래요? 뭐가 잘못됐어요?"

"..어?"

고개를 들자 안색을 살피는 듯한 지미의 얼굴이 보였다.

"표정이 화나보이길래요"

내가..? 내가 화를 냈다고? 내가 왜?

잠깐동안 들던 의문은 지미의 핸드폰소리에 의해 멈췄다.

"으왁, 로이스에요 클락. 어서 돌아가죠"

"어, 응"

지미의 뒤를 따라가던 클락의 손에서 신문지가 소리없이 구겨졌다.






"배트맨 잠깐 나랑 이야기좀 하겠나"

저번에 맡은 하드웨어의 보다 더 정확한 분석을 위해, 와치타워에 들어선 배트맨을 원더우먼이 불러세웠다.

"무슨 일이지"

"요즘들어 슈퍼맨이 고담에 자주 드나들던데, 무슨일이 있는건가"

배트맨의 눈이 가늘어졌다.

"슈퍼맨이 고담에?"

"모르고 있었던건가. 요근래 슈퍼맨의 행동이 이상해서 조금 살펴봤는데 그 시선 끝에 항상 제군이 있더군. 정말 모르고 있었던건가"

"..."

잠깐의 침묵 뒤에 배트맨이 입을 열었다.

"난 리그 밖에서 슈퍼맨과 만난적없어"

"그래?"

배트맨의 대답에 원더우먼이 허리에 손을 짚었다.

"다행이군. 난 무슨 사건이 생겼나 했지. 슈퍼맨이 그렇게 고담에 자주가는 일은 드물어서 말이야"

가볍게 말을 던지면서도 원더우먼은 배트맨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 눈을 잠시 마주보던 배트맨이 등을 돌렸다.

"그럼 난 일이 바빠서 먼저 가지"

"한가지 충고해 주겠네 제군"

들려오는 목소리에 걸음을 옮기던 배트맨이 뒤를 돌아봤다.

"나는 질투가 많고 독점욕도 강하지"

"..."

"내가 신경쓸만한 일을 만들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그 말에 위협이 섞여있다는것 쯤은 굳이 배트맨이 아니어도 알 수 있었다.

배트맨의 대답은 들을 생각도 없었다는 듯 원더우먼은 이내 뒤돌아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배트맨의 미간이 작게 구겨졌다.







케이브로 돌아온 배트맨은 곧장 컴퓨터로 걸어가 주변 CCTV 영상 전부를 화면에 띄웠다.

아니나 다를까 눈에 확 띄는 옷을 입은 슈퍼맨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것을 본 배트맨의 미간이 빠르게 구겨졌다.

시간맞춰 동굴로 내려오던 알프레드가, 나갈준비를 하는 브루스를 보고 눈을 크게떴다.

"다시 나가시는 겁니까, 아니면 이제 나가시는 겁니까?"

"만날 사람이 있어요. 늦지 않을거예요"

차에 올라타 버튼을 조작하고 이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브루스를 보며 알프레드가 조용히 쿠키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일부러 카메라에 잘 보이도록 서있자 머지않아 낮은 음성이 슈퍼맨의 귀에 들려왔다.

"다시는 고담에 들어오지마라고 했을텐데"

몸을 틀자 검은 복장의 그가 위협적인 모습으로 서 있는게 보였다.

배트맨을 만나면 머리속의 혼란의 이유를 알것같은 생각에 일부러 찾아왔지만, 오히려 가중된 혼란에 슈퍼맨이 미간을 작게 구겼다.

"내가 네 말을 들을 이유가 없잖아?"

"여긴 내 고담이야"

배트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슈퍼맨의 입에서 작은 실소가 터져나왔다.

"여기가'네'고담이라고? 없애버리려고 했던 주제에 말은 바로해야지.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려 들면 안되지. 내가 뭘 하든 어디에 있든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하고싶은 말이 뭐지. 여태껏 잘 숨어다니다 모습을 드러낸걸 보면 내게 할 말이 있는것 같은데"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정곡을 찔러오자 슈퍼맨이 표정을 굳혔다.

"기사에 네 이름이 났더군. 결혼할 생각인가"

"........"

잠깐의 정적이 지나고 배트맨의 미간이 느리게 구겨졌다.

"이젠 슈퍼맨도 취재를 하나보지?"

배트맨의 조롱에 슈퍼맨이 미간을 구겼다.

"묻는 말에나 답해"

"......내가 말할 이유는 없는것 같은, 윽"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가온 슈퍼맨이 배트맨의 어깨를 잡아 강하게 끌어당겼다.

"말해!"

"이거...놔!"

순식간에 가까워진 거리에 배트맨이 팔에서 벗어나려 바르작 거렸다.

"대답해. 얼마 보지도 않은 그 여자와 결혼이라도 할 생각이야?"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몸을 비틀며 다른 한 손을 벨트로 뻗던 배트맨이 빠르게 벨트를 낚아채는 슈퍼맨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마주본 슈퍼맨과의 거리에 배트맨이 작게 숨을 들이켰다.

약간 낮은 높이에서 자신을 올려다봐 오는 배트맨을 보며 슈퍼맨은 작게 입술을 물었다.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이런걸 물어보려 한게 아니었는데. 이 남자가 결혼하는게 무슨상관이라고 이렇게 화가나는거지. 여자가 매번 바뀌는 바람둥이 브루스웨인에게 그런 기사가난게 한두번도 아닌데. 이 남자가 말한대로 어디서 뭘하든 내가 무슨상관이지? 게다가 이건 배트맨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전략중의 하나이다. 그래 알고있다. 그런데 왜....!

어깨를 쥐고있는 손에 힘이 들어가자 배트맨이 작게 신음성을 내뱉었다.

그소리에 잠깐 정신이들어 손에 힘을 풀자 배트맨이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쥐어졌던 어깨가 아픈지 살짝 돌리고는 경계태세에 들어간다.

그 모습을 잠시 보던 슈퍼맨이 자신의 손에들린 벨트를 보고는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벗어나고싶다.

그 순간 든 생각이었다. 수많은 감정과 생각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곳에서 벗어나, 나를 기다리고있을 다이애나에게 가고싶었다.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에게 입맞추며 모든걸 잊고싶었다.

다이애나와의 키스를 떠올리던 슈퍼맨은 순간 브루스웨인과 여자가 입맞추고 있는 모습이 겹쳐보이는것을 깨닫고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이걸 떠올리려 한게 아니야. 이게 아니야. 난 다이애나와.....

그는 매번 스캔들이 날때마다 여자와 입맞추는 걸까.

생각과 동시에 시선이 배트맨의 드러난 입으로 옮겨졌다.

얇고 단호해보이는 입과 보드라울 것 같은 입술은 예쁜 핑크색을 띄었다.아니, 아니지. 이게 아니잖아!

억지로 떼어내듯 눈을 감은 슈퍼맨이 입을 굳게 다물었다. 힘이들어간 잇새로 뿌득하며 갈리는 소리가 났다.

감정을....주체할 수가 없다.

"...도대체 뭐야!"

심상치 않아보이는 슈퍼맨의 모습에 배트맨이 무심코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도대체가....! 네가, 너따위가 뭔데-!!!"

순식간에 멱살이 잡힌 배트맨이 짧게 숨을 들이켰다.

"네가...!네가..!!"

"큭, 잠깐, 슈퍼, 읍??!!"

순식간의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을 뇌가 따라잡지 못하고, 배트맨은 입안으로 혀가 들어오는 것을 멍하니 인식할수 밖에 없었다.

허리를 감싸오는 손길에 문득 정신이 들어 벗어나기위해 몸부림쳤지만, 헛수고였다.

슈퍼맨은 자꾸만 뒤로 빠지는 배트맨의 머리를 한손으로 단단히 고정시키고 더욱 깊숙히 입을 묻었다.

"웁...우읍...하,수ㅍ..!흡, 으읍!"

정신없이 몰아붙여오는 슈퍼맨을 피해 급하게 숨을 들이마셨지만 그게 다였다.

"흡, 잠.....숲..!"

그를 진정시킬 말을 내뱉을 수도, 밀쳐낼 방법도 없었다. 부족해지는 산소를 느끼며 배트맨은 슈퍼맨의 가슴께에 손을 가져다댔다.

ㅋ..ㅡ..ㄹ.ㄹ..ㅏ..ㄱ

"읏!"

손가락으로 글자를 써내려가자마자, 강한 통증과 함께 슈퍼맨이 몸을 뗴어냈다.

"흐-읍. 하아....하-...하..."

찢어져 피가 흘러내리는 입술을 닦으며 배트맨은 부족했던 호흡을 채워갔다.

마땅히 충격을 받아야 할 쪽은 배트맨이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아보였다.

배트맨은 피를 닦을 생각도 못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는 슈퍼맨을 가만히 노려봤다.

슈퍼맨의 눈이 혼란으로 흔들렸고, 두 손은 갈곳을 잃은 듯 가늘게 떨렸다.

"슈퍼맨"

배트맨이 그를 부르며 한발짝 앞으로 내딛자, 슈퍼맨이 빠르게 앞으로 손을 뻗었다.

"오지...마!"

배트맨의 발걸음이 멈췄다.

뻗었던 손을 거두며 괴롭게 얼굴을 가리던 슈퍼맨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고담엔 더이상.........오지않아"

얼굴을 가리던 손이 내려가고, 푸른색의 눈이 드러났다.

"내 앞에서 사라져줘. 배트맨"

지켜보던 배트맨의 몸이 굳었다.

"부탁이야"

찟어졌던 입술에서 다시 피가 흘러나오는게 느껴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턱이 잘게 떨려왔다.

통보와도 같은 부탁을 한 슈퍼맨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하지만 배트맨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마치 움직임을 잊은 것처럼.


...나은줄 알았던 오른손이 아팠다.





----------------------------------------------------------

.......정신이 들었다. 멍하니 내가 싸질러놓은 똥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뭐야?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나는 길게 늘어진 똥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치얼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뱃-그와'그' 2(제목변경)  (2) 2015.10.11
숲뱃-toy4  (0) 2015.03.15
숲뱃-toy3  (8) 2015.03.08
숲뱃-toy2  (0) 2015.03.06
숲뱃-toy  (0) 2015.03.05
Posted by wa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