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뱃-toy2

2015. 3. 6. 16:20 from

 

 

"엄.... 그러니까 브...루스? 이건 무슨 상황이야...?"

클락은 자신의 위에 올라타 있는 브루스를 올려다봤다.

"모른척 하는건가. 네가 원하던 상황이지"

브루스가 당황한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클락을 차갑게 내려다봤다.

순진한척 하는 모습이 화가난다.

 

클락켄트. 브루스는 그 이름을 익히 들어 알고있었다. 타락한 세상에서도 순수함을 잃지않은 귀족. 단 한개의 토이도 가져본 적이 없고, 토이경매에 참여하지 않는 유일한 고위층 귀족. 많은 귀족들에게 바보라고 놀림받는 그의 얼굴을 본건, 브루스가 다른 귀족의 토이였을 때 딱 한번이었다.

과거의 주인이었던 귀족과 함께 응접실로 들어서는 그는 익히 들어왔던 바보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좋은 풍채와 깔끔한 인상,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짓는 그는 토이인 자신에게도 살짝 고개짓으로 인사를 해왔다.

주인은 그 모습을 보고 실짝 인상을 찌뿌렸지만, 그 모습은 브루스에게 꽤나 좋은 인상을 남겼었다. 클락켄트, 그 남자를 경매장에서 보게되기 전까지는....

 

"너도 결국 귀족이었던거다"

브루스는 자신을 빤히 올려다보는 클락과 눈을 마주치며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내렸다.

"브루스...?"

"...순진한척 하는건 너의 트레이드 마크인가"

"왜 또 우는거야?"

단추를 풀던 손이 멈췄다.

"......뭐....?"

브루스는 자신이 잘못들은 것은 아닌가 하며 미간을 구겼다.

"난 자네가 이러는걸 원하는게 아니야"

클락이 단추를 풀던 브루스의 손을 잡고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 반동으로 브루스가 뒤로 넘어갈것 같이 되자, 클락이 단단한 손으로 브루스의 허리를 받쳐왔다.

"난..."

숨이 닿을 듯 가까워진 그의 얼굴에 브루스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저 자네가 더이상 울지 않으면 좋겠어"

브루스는 얼굴에 열이 확 끼치는걸 느꼈다. 재빨리 뒤로 몸을빼 클락에게서 조금 거리를 두자, 무슨 일이냐는듯 자신을 바라보는 클락의 모습에 브루스는 속으로 욕을 내밷었다.

"알았어. 다시는 이런짓 하지 않도록 하지. 곤란하게 해서 미안하게 됐군"

"아니 딱히 싫은건 아니지만...."

그 순간 '꼬르륵'하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밥 먹지 않을래? 브루스?"

멋쩍은듯이 살짝 웃는 클락의 모습에 브루스는 어깨에 힘이 빠지는걸 느꼈다.

 

 

토이가 주인과 밥을 같이 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었다.

브루스는 자신의 앞에 있는 음식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왜? 입에 안맞아 브루스?"

조금 살피듯이 물어오는 클락을 향해 살짝 고개를 저으며 음식을 입에 넣었다.

"...맛있군"

그 말에 클락의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그렇지? 우리집 레이나는 음식 솜씨가 좋거든"

"오, 부끄럽게 그런말은 하지 마세요. 주인님"

갓 구워진 고기를 막 식탁위에 올려놓던 나이든 여자가 쑥스럽게 웃으며 브루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브루스라고 했죠? 반가워요. 요리사인 레이나에요. 먹고싶은게 있다면 언제든 말해줘요"

그녀는 싱긋 웃고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

"...하인들과 꽤나 친하군"

브루스의 말에 당연하다는 듯 클락이 어깨를 으쓱였다.

"요리사와 친해져야 하는건 당연한 일이지. 그들은 기쁠수록 최고의 요리를 주거든. 그러니까 그녀에게 미움받지 않게 조심해. 그녀는 화나면 정말 맛없는 요리를 줘..."

브루스는 레이나의 눈치를 보며 작게 소근거리는 클락을 멍하니 바라봤다.

요리사의 눈치를 보는 귀족이라니...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건 아닐까하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러고 보니 브루스. 브루스는 왜 나에게 반말하는 거야?"

클락의 물음에 조용히 그를 응시하자 클락이 슬쩍 눈을 피했다.

"아니, 싫다는 건 아닌데..."

"주인님"

깜짝 놀라 돌아본 클락과 눈이 마주치자 클락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라 부르는게 더 좋은가"

"아, 아니. 아니야. 그냥 그대로가 좋아. 그대로가....미안"

어쩔줄 몰라하며 고개를 숙인채 음식을 입에 넣는 클락을 보며 브루스는 속으로 작게 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순수한 자신의 새주인을 놀리는 데에 재미가 붙을 것만 같았다.

 

 

 

 

 

 

클락은 창가에 앉아 책에 몰두해 있는 브루스를 조용히 바라봤다.

계속 자신의 방에만 틀어박혀 가만히 있는 브루스가 안쓰러워 얼마전 자신의 서재의 한쪽에 자리를 내주었더니, 꽤 마음에 들었는지 매일같이 그곳에 와 책을 읽었다.

바람이 불어 단정한 얼굴위로 머리카락이 내려오자,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머리를 쓸어올리는 게 보인다.

그 손목이 안쓰러울 만큼 가늘다.

자신보다 커다란 토이를 꺼려하는 주인들 탓에 자신의 몸 조차 관리할 권한을 잃은 토이들의 운명은 클락의 미간을 구기게 만들었다.

"브루스"

클락의 부름에 브루스가 고개를 살짝 들어 눈을 마주쳐 왔다.

볼수록 예쁜눈이었다.

"난 이제부터 운동갈까 하는데. 함께가지 않을래?"

그 말에 클락을 가만히 보던 브루스가 보고있던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사에게 운동복을 준비해 달라고 하지"

"응 그래. 가는김에 네 운동복도 받아와"

문을 향하던 브루스의 발이 멈췄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브루스에게 클락이 작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같이하자. 운동"

놀란듯 크게떠진 브루스의 얼굴을 보고있자니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클락은 브루스가 이렇게 감정을 내보일때가 제일 좋았다.

"하지만, 토이는...."

"브루스"

당황해 하는 브루스의 말을 가로채고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난 토이는 필요하지 않아"

"..그럼 왜.."

"난 자네가 내 친구가 되어줬음 좋겠어"

"뭐?"

브루스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채, 자신의 앞에 서서 웃고있는 클락을 바라봤다.

"바보같은 귀족은 너무 외롭거든. 나와 친구가 되어 주겠어? 브루스"

브루스는 조금 멍하니 있었다. 그의 말에 곧바로 대답을 해주진 못했지만, 자신이 그의 말을 거절하지 못하리란걸 알았다.

친구이길 원하는 그가 자신의 주인임은 절대 변하지 않겠지만, 브루스는 그의 따뜻한 유혹에 넘어가 주기로 했다.

"...그러지"

자신의 말이 앞으로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 알고나 있는걸까? 브루스는 자신의 앞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클락을 조금 걱정스레 바라봤다.

"좋아. 이제부터 브루스 넌 내 친구야"

...바보같은 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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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멘스 언제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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